저는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, 전주지방검찰청을 시작으로 순천지청, 목포지청, 광주지방검찰청에서 약 8년간 검사로 재직하였습니다. 검사로 근무하는 동안 매년 수많은 형사사건을 직접 수사하고 재판을 지휘해 왔습니다.
차가운 서류 너머로 마주한 다양한 사건 속에는 저마다의 절박한 사연과 눈물이 있었습니다.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처한 이들도 많았지만, 무엇보다 제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은 ‘억울한 누명을 쓴 이들의 안일함’이었습니다.
성범죄 무고나 억울한 혐의를 받았을 때, "내가 당당하고 결백하니까 수사기관이 알아서 밝혀주겠지"라며 아무런 조치 없이 기다리다 형사사건의 '골든타임'을 놓쳐버리는 분들을 너무나 많이 보았습니다. 첫 조사에서 법률적 쟁점을 파악하지 못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그대로 인정해버리고, 뒤늦게 재판 직전이나 구속 위기에 처해서야 후회하는 의뢰인들을 보며 검사 시절 늘 깊은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.
나의 누명을 대신 벗겨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. 수사 과정부터 재판까지, 형사 절차의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의 조력이 왜 필수적인지 뼈저리게 깨달았던 시간들이었습니다. 그리고 그것이 제가 검사복을 내려놓고 변호사로서 새로운 인생의 2막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.